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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동 성범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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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1 22:14 조회7,8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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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임상심리 전문가는 아동 성범죄를 두고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 표현했다.
그렇다. 누구의 아이도 아동 성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시사 프로그램의 고발로 불어 닥친 아동 성범죄의 폭풍 속에 과연 안전지대는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제 부모 스스로 안전지대를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취재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도움말 이현숙 대표(탁틴내일 상임대표, 탁틴성폭력상담소 소장)·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해바라기아동센터)·한춘근 센터장(한국아동발달센터)
Part 01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아동 성범죄… 어디까지 왔나




또다시 부모들이 떨고 있다. 일명 ‘조두순 사건’으로 쟁점화된 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 앞에서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몸서리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입은 경우가 드물 뿐이지 성범죄로 인해 심리적 상해를 입은 아이들은 늘 존재했다는 지적도 있다. ‘내 아이’만을 위한 울타리를 치는 동안 아동 성범죄가 바짝 다가온 건 아닌지, 아동 성범죄의 오늘을 체크해본다.

현재 드러난 아동 성범죄는 1/10 수준
보건복지가족부의 ‘2008년 상반기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폭행 피해자는 2005년 3천784명에서 2007년 5천460명으로 30.6퍼센트 증가했다. 하루 평균 15명의 아동과 청소년이 성범죄에 노출된 셈이다.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역시 2004년 1천816건에서 2008년에는 2천676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치의 증가 속에는 실질적인 성폭력 증가뿐만 아니라 성폭력을 당한 아이의 진술 증가, 혹은 아이의 변화를 인지하는 부모의 높아진 관심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 수치 또한 전부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바라기아동센터의 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는 “아동 성폭력의 경우 노출 비율이 워낙 작기 때문에 몇 퍼센트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어릴 적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무려 60퍼센트가 ‘있다’고 답한 결과만으로도 잘 드러난다. 물론 성폭력의 범주를 어디까지 두느냐에 다르겠지만, 과거에도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거라는 게 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의 얘기다.
“조선시대를 생각해봐요. 어린아이를 아내로 맞던 세상이었잖아요. 예전부터 존재하던 걸 우리가 너무 둔해서, 아동의 성적 권리에 대해 몰라서 터부시한 걸 수도 있죠. 다만 아동 성범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다 보니 얘기하는 비율도 높아진 게 아닐까요?” 그나마 밝혀진 수치 역시 ‘전체 아동 성폭행 발생 건수의 1/10’ 정도라는 게 그의 분석.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거주지 500미터 이내, 백주에…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은 그 발생 배경에 있다. 흔히 성범죄 하면 어둡고 칙칙한 곳을 떠올리지만, 아동 성범죄의 경우 아이들이 활동하는 백주에 그것도 학교라는 주무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동 성범죄에서 안전지대란 없다는 얘기다.
최근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의 총 74퍼센트가 학교 2킬로미터 이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36퍼센트는 학교 500미터 이내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시간대 또한 아이들의 하굣길과 맞물린다. 오후 2~5시, 특히 3~4시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 주로 길이나 공원이 범죄를 위한 유인 장소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가해자가 친척과 이웃인 경우도 각각 17.5퍼센트와 13.8퍼센트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모르는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는 62.4퍼센트밖에 안 됐다.
실제 우리를 경악케 한 ‘조두순 사건’이 역시 대로변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평범한 골목의 주상복합 연립이었다. 심지어 반지하에는 교회가, 1층에는 상점이 들어선 흔한 건물이다. 여느 초등학교 등굣길과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집과 가까운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악스럽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욱 끔찍하다.
우리가 보다 주목해야 할 사항은 가해자 연령대의 변화다. 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아동·청소년 가해자의 분포가 월등히 늘었다고 한다. 가해자의 99퍼센트가 남자 성인인 반면, 1퍼센트는 또래 사이에서 성적 수치심을 주기 위해 성범죄를 일으킨다는 얘기다. 중요한 건 가해자가 성인이건, 또래건 피해자가 입는 충격과 상처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실로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Part 02 아동 성범죄… 그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라




10월 17일 오후 4시. 종로 종각 앞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가 연대한‘조○○어린이 성폭력 사건 거리 행동의 날’ 대회가 진행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성폭력범의 음주 감경 사유 반대 서명운동 등이 치러졌지만, 이날 집회의 핵심은 우리 사회에 흐르는 그릇된 성 문화의 지적에 있다. 때가 때인 만큼 아이 손을 잡고 포스터와 대자보를 보며 일일이 설명해주는 부모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성범죄에 유난히 관대한 대한민국
“과연 성폭력 가해자가 나이가 많다는 게, 술이 취했다는 게 감형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까?” 마이크를 잡은 한 여성의 이야기다. 대한민국은 유난히 성범죄에 관대하다는 게 이날 이곳을 찾은 숱한 여자들의 지적이다. 탁틴내일 대표이자 탁틴성폭력상담소 소장인 이현숙 대표의 의견 또한 다르지 않다.
“술 취하면 그럴 수도 있지~ 남자면 그럴 수 있어! 여기자 성추행 때도, 표면화된 성희롱 때도 사람들은 참 관대하게 말하죠. 그러면서 ‘혹시 여자가 유혹한 거 아냐?’ 하고 되묻죠. 여자가 반발하면 그냥 한번 튕기는 거라 생각하고… 문제는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성에 대한 우리의 의식 자체예요.”
이런한 성 의식은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법 집행에서도 면밀히 드러난다. 법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 8월까지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 사건 중 21.5퍼센트에서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총 3천379건 가운데 726건은 법 집행에서 풀려난 것이다. 그 이유로는 무혐의(46.8퍼센트), 기소유예(38.9퍼센트), 공소권 없음(5.4퍼센트) 순이다. 결국 총 성폭력 피해자의 10퍼센트만 고소를 하고, 그중 40퍼센트만 기소되고, 기소된 사건 중 30퍼센트 정도만 실형을 선고받는다는 얘기다.
이를 놓고 각 단체에서는 검찰의 처벌 의지 부족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래의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대구 성폭력 사건도 결국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사건으로 종료된 것도 그 좋은 예다.

‘섹시함’를 독려하는 사회적 문제
이현숙 대표는 “우리 사회의 경우 특히 10대의 성적 이미지에 관대하다”고 꼬집는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성적으로 지나치게 자극하면서 점차 표현 수위는 높아지고, 그를 보는 사람들의 충동심리 또한 커져간다는 것. 문제는 이것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다. 음란물을 접하는 시기가 초등학교 5~6학년으로 낮아졌다는 얘기도 놀랄 만한 대목. 도덕적 판단이 서기도 전에 행동으로 옮겨지기 쉽다는 것이다.
하기야 아이들이 손담비의 의자춤을 추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도 있으니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집 장기 자랑에 대중가요를 틀어놓고 화장한 아이들에게 춤추게 하는 건 또 어느 나라 풍경인가. 우리 아이들은 은연중에 ‘섹시하다’라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자라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에게 섹시하다는 말은 당당하고 멋지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시대의 의미는 천박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죠. 섹슈얼리티로서 의미보다는 감각적인 부분에만 의존되는 단어가 되었지요.”
요즘 TV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체의 한 부분을 성적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표현한 ‘꿀벅지’라는 말은 또 어떤가. 한국아동발달센터 한춘근 센터장은 단어의 의미는 사용하는 배경적 상황과 환경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아동기에는 단어에 대한 이해보다 그 단어가 제공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예를 들어 ‘섹시하다’는 ‘성적 충동을 주다’ ‘부끄럽다’ ‘매력적이다’ ‘눈에 띈다’ 등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단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배경적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따라 단어의 의미도 정의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 기준을 잡아주는 것 또한 아동 성범죄를 줄이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다.
Part 03 성범죄에서 내 아이를 지키고 싶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이제 남은 몫은 위험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는가에 있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가정’을 주목한다. 가정이야말로 건전한 성 문화의 정착에 중요한 교육의 장이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카라 등 TV에 등장하는 걸 그룹들을 보며 아빠가 무심코 내뱉은 “죽인다~”는 한마디가 아이에게 그릇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듯, 부모와 충분한 대화를 나눈 아이들이 성적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무작정 꽁꽁 자물쇠를 채우듯 아이들을 위험에서 분리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말이다.

꽁꽁 자물쇠만 채울 것인가?
아동 성범죄를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부모들의 한숨은 커져만 간다. 아이들을 밖에 보내자니 걱정스럽고, 그렇다고 집에만 두고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는 “성폭력은 사고다. 교통사고처럼 아무리 조심해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며 “놀이터도 가지 못하도록 아이들 다리에 족쇄를 채울지, 아니면 풀어줄지 그 수위를 정하는 게 중요한 문제”라고 밝힌다.
한춘근 센터장 역시 “매체를 통해 밝혀진 특별한 사건을 계기로 부모들은 갑자기 타인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인다”면서 “이러한 행동은 사회 적응 시간만 늦추고, 모든 남자를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할 수도 있다”며 과잉 확대를 우려한다. 그렇다면 꼭 엄마와 함께 다닐 것인가? 그 경우 자립심이나 독립심 부족은 물론, ‘과잉보호의 위험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더불어 강한 제재적 행동 등은 사회가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하게 해 아이에게 심각한 두려움을 안겨줄 수도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심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어른, 우리의 몫”이라 밝힌다.

아이에게 책임 전가는 그만! 이제 부모의 몫
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는 “아이들에게 호시탐탐 확인하듯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건 좋지 않다”며 “아무리 성교육을 해도 친절하고 착하게 생긴 사람이 ‘강아지 보러 가자~’고 하면 따라가는 게 아이들”이라 꼬집는다. 엄마가 백날 나쁜 사람 따라가지 말라 한들, 아이들 눈에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걸 어쩌겠냐는 말이다. 물론 엄마들 입장에서야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요?” 묻고 싶겠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그에 맞는 답이 없다는 게 김태경 임상심리 전문가가 밝히는 이야기. 결국 아이에게 “안 돼요!” “하지 마세요!”만 가르치기보다는 부모가 스스로 나서서 사회 안전망을 쌓아올리는 게 현명하다는 얘기다.
이현숙 대표는 “사람들은 일단 문제가 생기면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관심보다는 내 아이만 챙기려는 모습을 보인다. 사건을 보고 분노하다가 잊고, 또 그렇게 살고…. 함께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갈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시작은 사회 안전망에 대한 감시다.
미디어에 이상한 콘텐츠가 나오면 방송심의위원회에 신고하고, 성폭력 관련법이 만들어지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어떻게 적용되는지 점검하고,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싶으면 구청에 예산 확보를 요구하고, 아동 지킴이나 CCTV가 잘 정비되었는지 확인도 하고…. 가장 먼저 할 일은 얼굴 모르고 지내던 윗집, 아랫집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불안전한 시대에 아이를 지키기 위해 부모인 우리에게 남겨진 몫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내 아이에게 “그래도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아!”라고 말해주고 싶다면 말이다.















Part 04 민경 협력 시스템 ‘마미캅’ 현장 스케치




내 아이보다 우리 아이 지키려는 엄마들

갈수록 흉포해지는 어린이 성범죄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불안하기만 하다. 한데 경기도에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엄마들이 있다. 유괴와 성폭력 등 아동 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나선 어머니 폴리스(마미캅)가 바로 그들이다.
취재 김혜원 리포터 pinepole@naver.com 사진 백종헌

노란 모자에 노란 조끼, 호루라기까지 어머니 폴리스 복장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지난 19일, 안양 덕현초등학교를 찾았을 때 대원들은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었다. 안양경찰서 어머니 폴리스 연합단과 덕현초 마미캅의 합동 순찰에 하교하는 아이들 얼굴이 환한다.
마미캅은 지난해 4월 경기지방경찰청이 초등학교 학부모와 함께 발대한 어머니 경찰대다. 도내 977개 학교에서 3만5천여 명이 참여하며, 안양 지역은 관내 40개 학교에서 총 1천838명이 활동한다.

아이들의 안전한 하교를 책임진다!
마미캅의 주된 활동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돕는 것. 대원들끼리 조를 짜서 하교 시간대에 학교 통학로 주변과 공원, 놀이터 등을 집중 순찰한다.
안양 마미캅 연합단 회장으로 활동하는 정영석(39)씨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은 범죄 사각지대가 되기 쉽다. 골목길로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CCTV가 설치된 큰길로 다니라고 권한다”고 말한다.
어린이 대상 범죄를 감시하는 역할도 크다. 범계지구대 마미캅 박지원(47)씨는 “놀이터 주변에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살피고, 저학년 학생이나 여자아이들끼리 놀고 있으면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한다. 가방과 지갑 등을 아무 데나 두고 놀면 성폭력은 물론 갈취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전한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집에 들여보내고 ‘도와달라!’며 접근하는 어른들의 말을 믿지 말라고 가르쳐야 하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범죄를 예방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대원들의 말이다.

범죄 예방 효과 높은 민경 협력 시스템
하굣길에 만난 덕현초 4학년 이민정(11)양은 “뉴스에서 ‘나영이’ 이야기를 봤을 때 무섭고 끔찍했다. 엄마들이 학교 주변을 다니면서 안전하게 지켜주니까 나쁜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아 좋다”고 말한다.
마미캅이 발대한 지 1년 6개월, 실제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궁금하다. “학교 주변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초등학생의 주머닛돈을 빼앗아 가는 사건이 종종 있었는데, 마미캅이 활동하면서 그런 일이 전혀 없다”는 게 안양 화창초에서 활동하는 박용숙(39)씨의 말. 엄마들의 순찰 활동이 범죄의 싹이 자라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설명이다.
안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김화자 팀장은 “마미캅은 홍보·예방 효과가 크다. 학부모들이 하교 시간에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의 안전한 하교를 돕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범죄 근절에 도움이 된다. 마미캅이 활동을 시작한 후, 관내 성폭력 신고 건수도 12.5퍼센트 감소했다”고 밝힌다.
마미캅은 민경 협력 시스템이다. 관할 지구대는 물론 전직 경찰관으로 구성된 실버 폴리스도 도보 순찰을 지원한다. 아동 성범죄자들이 범행 대상을 물색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마미캅 활성화 제도적 장치 마련돼야
안양경찰서 한재영 경사는 “마미캅 활동이 아동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원 구성이나 활동 방법 등 제반 사항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전화가 정도로 마미캅 운영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실제 마미캅은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미캅에 거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1학년 학부모 박미선(38)씨는 “마미캅이 활동해서 마음이 놓인다. 인원이 보강되고 시간도 더 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엄마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마미캅 조현순(45)씨는 “비 오는 날이나 날씨가 더운 날은 활동하기 힘든 게 사실이지만, 유괴나 성폭력 등 범죄를 방지한다는 보람도 크다”고 말한다. 현수정(38)씨는 “내년에도 마미캅으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내 아이 남의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 모두 소중하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마미캅은 100퍼센트 엄마들의 봉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원하는 인원이 부족하면 유지되기 힘든 게 현실. 엄마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어린이 유괴와 성범죄를 추방하려면 ‘우리 아이들은 내가 지킨다’는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어린이 치안을 위한 가장 실질적인 대책인 마미캅 활동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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